[일반산행]/군네나는 산행기

덕유산 무박 종주산행 (육십령~향적봉~삼공리)

산냄시 2008. 12. 13. 13:09

덕유산 무박 종주산행 (육십령~향적봉~삼공리)

 

 

 

 

 

 

2006년 1월 21일(토) 20시 45분 집 출발 - 10시 00경 동대문 집결지출발

 

2006년 1월 22일(일) 01시 50분 육십령 도착 (산행준비) - 02시 육십령 출발

- 할미봉(허리 꼬부라진다는) 도착 - 교육원삼거리 도착 - 서봉(장수덕유)도착

- 남덕유삼거리 도착 - 월성치 도착 - 07시 15분 삿갓골재 대피소 도착 - 07시 49분 출발

- 08시 45분 무룡산 도착 - 09시 58분 동엽령 도착 - 10시 53분 백암봉(송계 삼거리 도착)

- 11시 덕유평전 도착 - 11시 19분 중봉 도착 - 11시 33분 철탑도착 - 11시 40분 향적봉

- 12시 57분 백련사 도착 - 14시 삼공리 매표소 도착 - 16시 46분 삼공리 출발

- 19시 30분 동대문 도착 - 20시 20분경 집 도착

 

총 산행시간 - 12시간 총 산행거리 - 31 km

 

지하철요금 - 900 x 2 = 1,800원 산악회 요금 - 35,000원

삿갓재에서 컵라면 - 1,500원 삼공리 식당에서 동동주 - 7,000원 가는길 휴게소 - 우동 - 3,500원

떡 - 2,000원 빵 - 1,000원 사탕과 튀김땅콩 - 2,380원 생수 - 1,500원

삼공리에서 더덕 - 10,000원 / 양지버섯 - 10,000원 신탄진 휴게소(캔맥주) - 1,300원

----------------------------------------------- (합계 - 77,000원)

 

육십령 - 할미봉(1026.4) - 교육원 삼거리 - 서봉(장수덕유- ) - 남덕유(1507.4) - 월성치 - 삿갓봉(1410)

- 삿갓골재 대피소 - 무룡산 - 동엽령(1320) - 송계삼거리(백암봉-1503) - 중봉(1594.3)

- 향적봉(1614.7) - 백련사 - 삼공리 매표소

 

 

 

 

 

언제부터 가고 싶은 덕유산 종주산행을 한다는 생각에 며칠 전부터 잠이 잘 않오고 설레이더니 20날은

잘 자야되는데 03시 30분에 잠이 깨서 잠을 못 이루다 아침을 맞았다.

저녁은 덕유로 출발을 하는날 ~

오후에 퇴근 후 장비를 넣고 산행을 할 수 있는 배낭이 없어 배낭과 나침반을 구입하고 간식거리를

몇가지 구비하고 스패츠를 구입하여 배낭을 꾸리니 배낭이 제법 무겁다.

몇 년동안 이렇게 무거운 배낭을 지고 산행을 해본 일이 없기 때문에 부담스러웠지만 만일을 대비하여

출발을 하여 동대문에 도착하니 집에서 40분정도 걸린다.

 

무박종주 팀들의 차량은 몇 대 보이질 않고 그중에 예약한 소나무 산악회 버스에 오르니 몇몇 산꾼들이

보이고 시간이 되니 양재동 서초구청앞에서 몇 명이 더타고 10시 45분경 출발을 하니

잠을 청하나 오질않고 더욱 말똥말똥거린다.

저녁에도 잠을 못잤는데 조금이라도 자야되는데 산행이 걱정이다.

몇 년만의 무박산행이고 야간산행인지 생각이 안난다.

 

 

어느덧 육십령 휴계소에 내리니 사방은 컴컴한데 별만이 초롱초롱하게 빛나

눈속으로 쏟아져 들어올 것 만 같아 한참을 쳐다본다.

별빛 달빛 콧속을 스미는 차가운 밤공기가 좋다.

 

 

어디가 어딘지 분간도 할 수 없어 일행의 선두그룹에 끼어서 산행을 시작하는데

헤드랜턴의 불빛들이 걸어오는 모습이 혼자 다닐 때의 호젓한 느낌과는 많이 달리 보인다.

육십령이 해발 700m 인지라 알수없는 산길에 접어들어 조금을 가니

좌우측 아래 마을로 보이는 불빛들이 반짝이고

밤에 보이는 산등성이들의 덕유산은 얼마 커 보이지 않는 착각에 빠지게하고

산행시작 2~3시간 정도는 바람도 별로없고 땀이 많이나서 겉 자켓도 벗어서 배낭에 메고 다녔다.

할미봉은 경사가 상당히 급하고 배낭도 무거웠고 잠도 제대로 자질 못해서인지 힘겨웠고

내리막은 위험구간이 많고 급경사이고 어두워서 진행이 느려졌다.

할미봉 오르면서 조금 친해진 두사람과 같이 걷다보니 재미도 있었고 가져간 헤드렌턴이 불빛이 약해서

내가 중간에 끼어가니 훨씬 안전하고 두사람이 일부러 배려해주는 것 같다.

다음에는 꼭 좋은 헤드랜턴을 구입해야 되겠다고 다짐을 하며 교육원 삼거리에서 잠깐 쉬다 뒤를 보니

시점부터 약 2시간 정도 왔고 불빛들이 멀리에서 오고 있는 것이 후미와 많은 차이가 난다.

 

 

나를 앞서 4~5명이 많이 앞서 가는데 불빛이 점점 멀어진다.

대간길을 타고 가는데 마을의 불빛주위만 빙글빙글 돌고있는 느낌이고

서봉을 오르면서부터는 바람도 점점 거세지고 상당히 가파른 산길이라 땀이 많이 나는데 시원하다는 생각이 든다.

헉헉거리며 가다보니 조금친해진 한사람은 앞서가고 또 한사람은 내 뒤에 한참을 처져서 먼저 가란다.

달빛이라도 밝았으면 좋겠으나 달님도 반달이고 렌턴불빛도 가물거리다 꺼져버린다.

 

 

2시간정도 되니까 밧데리가 소모가 되나보다.

여분을 많이 가지고 갔으나 귀찮고 빨리 갈 욕심에 손전등을 켜고 가는데 불편하다.

힘도 들고 손도 시리고 헤드랜턴에다 밧데리를 갈아 끼워야 될텐데 빨리만 가고 싶은 생각이다.

서봉을 오르면서부터 힘도 들어 점점 지쳐가고 배낭이 무겁다는 생각에 후회 막급이다.

짐을 줄였어야 되는데 ~ 이제 와서 버릴 수는 더욱 없으니 메고 가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한사람씩 추월을 해야 되는데 뒷사람에게 추월을 당하고 나니 여간 속이 불편하다.

아무리 무거운 배낭을 메고도 발걸음이 가벼워서 날아다닌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

처음에 산이 작아 보인다는 잠깐의 생각이 부끄러워지고 서봉 오름에서의 발걸음이 무겁다.

 

 

배도 무척고파서 가져간 쵸코렛 2개를 먹으니 조금 힘이나고

렌턴의 밧데리를 갈아 끼우니 손이 편하고 발걸음도 조금 빨라진다.

드디어 서봉에 도착하니 5시 30분에서 6시정도의 시간인데 아직도 날이 밝을 생각은 하지 않고 어둡다.

서봉에서 남덕유 가는 길은 급경사 철계단이 길게 놓여있는데

가파르고 위험하여 밑을 보니 어두워서 더욱 겁이나 공포의 철 계단으로 보인다.

 

 

조심조심 한참을 내려가니 남덕유 삼거리가 나오고

애초에 생각은 다른사람은 안가도 남덕유정상까지 갔다 오려고 생각을 먹었으나

힘들어서 우회길인 월성치 빠지는 길로 접어들었으나 심히 자존심이 상해50~60m 정도 걷다가

다시 삼거리에 돌아와서 갈등을 일으키는 내가 웃긴다.

후미와 많은 차이가 나는데 올라갈까 아니면 너무 힘든데 돌아갈까?

결론을 내리는데 한참이 걸린다.

에~휴 !!

 

 

종주산행이라는데 위안을 삼고 우회로를 택하고 한참을 왔지만 여전히 속은 불편하다.

속만 불편한게 아니고 배까지 무척 고프다.

이제 바람은 장난이 아니게 거세게 불어오고 얼굴은 상당히 차서 얼은것 같고

춥기도하여 배낭에 메고가는 작은 물통이 얼고있다.

4시간 이상을 허기지게 걸었으니 빨리 밥먹을 수있는 삿갓골재 대피소를 가야하는데 발걸음은 무겁다.

 

                        

                         ▽  삿갓봉을 우회하며 내려서자  ..........              

 

 

 

 

6시 30분을 넘어서니 이제야 주위가 서서히 어둠이 사라지는 느낌이고 조금 더 가니 점점 잘 보인다.

삿갓봉을 우회하여 내리막에서 동쪽편 하늘이 붉게 물들어 일출을 보겠다는 기대에

사진을 몇장 찍고 배가고파 서둘러 내려오니 점점 하늘은 붉어지고 밝아진다.

조금있으면 올라오겠지 싶어 대피소에서 사발면을 하나사서 싸가지고간 아들 도시락을 먹는데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몇숫가락 파지도 않았는데 밥이 벌써 없다.

라면 보다는 밥이 좋은데 ~ 더 눌러서 싸올걸하고 후회한다.

 

 

빨리 배낭을 챙겨 정리하고 일출을 보기위해 출발하여 나가보니 어느새 해는 중천에 떠있다.

허망하고 야속도하고 미련함에 속으로 머리를 탓한다.

설악에서 바다를 향해보던 일출이 아니라

내륙에서 뜨는 해는 금방 올라온다는 사실을 생각 못했다.

조그만 더 기다리다 밥을 먹을 것을 배고픔이 무언지 ?

 

삿갓골재 대피소에서는 후회를 남기고 무룡산을 향해 출발한다.

(대피소는 매점이 있어 컵라면등이 간단하게 준비 되있고 60여명정도가 숙박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대피소에서 출발하여 조금 오르니 지나온 삿갓봉과 뒤쪽의 남덕유, 서봉이 울퉁불퉁 솟아있고 멀리는

지리산이 웅장하게 자리를 잡고 바라보인다.

좌우 앞뒤 어디나 조망이 좋고 내려다 보이는 좌우측 계곡길과 먼 하늘도 맑고 바람이 억세게도 많이

불어와 볼이 얼얼하고 춥지만 겨울이라 온산의 속살을 보노라니 느낌이 좋다.

 

 

                          ▽  삿갓골재 대피소  ..........           

                           ▽  저 멀리 지리산 마루금과 천왕도 뵈고  ..........           

 

 

 

 

덕유 능선은 급경사가 오르내림으로 심하고 사람을 아주 힘들고 무력하게 만들지만 조망은 한없이 좋다.

멀리 보이는 지리산과 동쪽으로 가야산이 희미하게 보이고

앞뒤로는 능선전체를 조망하면서 걷는것은 또다른 재미가 있어 발이 말은 안듣지만 열심히 간다.

바람은 세차게 불어 볼은 얼고 말도 잘 않나오는데 뒤는 자꾸만 무거워져서 버리고 가라고 난리다.

이 추운데 어디에 쭈그리고 앉아야하는지 걱정인데 대간 우측편에 바람막아주는 바위들이 좋다.

눈을 파서 자리를 만들고 해결하니 세상 편한데 무엇이 더 필요할까?

산신님께서 짜증이 나시더라도 시원하게 뚫린 대간 길과 파란하늘, 산과 들의 속살들을 보니 좋았다.

우리네 가정에도 자연과 함께하는 환경이 된다면 속이 시원 할텐데라는 아쉬움이든다.

 

 

                          ▽  무룡산 가는길 남덕유와 삿갓봉  ..........      

                          ▽  쩌 뒤는 꿈의 능선 천왕에서 반야까지  ..........      

                           ▽  요앞은 할미봉서부터 지나온 길이고  ..........     

                           ▽  무룡산 좌측계곡  ..........     

                                         ▽  무룡산 오름길  ..........     

                          ▽  남덕유와 서봉을 돌아보고  ..........      

                           ▽  무룡산 이정목  ..........     

                          ▽  향적봉과 우측은 송계삼거리에서 대간길로 이어지고  ..........      

                          ▽  남덕유와 서봉을 다시한번  ..........      

                           ▽  덕유산은 눈길이고  ..........     

 

 

무룡산 근처에 이르니 오르기가 만만치 않겠다.

육십령에서부터 6시간이상을 왔으니 오르는 길이

높지는 않아도 까마득히 보인다.

헉헉대면서 무룡산에 오르니 사방으로 확트인 조망은

그냥 시원하다,

백암봉에서 우로 뻗은 대간길도 시원하고

뒤로 보이는 중봉, 철탑이 있는 봉우리 등 주변 모든 것들이 다 보인다.

무룡산부터는 산꾼들도 여럿 보인다.

 

 

황점에서 올라온것인지 아니면 영각사에서 올랐던지 같이 갔던 팀이아닌 다른 팀들이 종종 보인다.

서봉을 지나 남덕유 갈림길에서부터는 능선의 굴곡은 심하지만 위

험구간은 없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하고 무룡산을 출발하여 동엽령을 향한다.

무룡산에서 동엽령까지는 그나마 조금 평탄스러운 길이라 힘은 들어도 조금 속도가 날 수있는 구간이다.

덕유 능선길에는 산죽들이 많았고 서쪽에서 불어오는 사나운 바람에 서봉이후 부터는 입을 움직이기가

힘들고 얼굴은 얼어서 서쪽을 보고 숨을 쉬면 입김이 자꾸만 안경에 김을 서리므로 시야가 가려

서쪽을 보고 숨쉬기가 어색했으며 힘들면 탈출로도 여러군데 있어 빠져나가기도 쉬운 능선이기도 하다.

 

 

삿갓골대피소에서 먹는 물을 많이도 버리고 그래도 아까워서 지고 온 물 때문에 어깨가 무척 피곤했고

귤은 너무도 잘가져 왔다고 생각하면서 중간중간 쉬면서 맛나게 먹고 올라가니

수월하다는 느낌으로 발길은 끝없이 동엽령을 향하여 도착하니

병곡리와 안성에서 올라온 산꾼들이 점점 많아진다.

동엽령에서의 시간이 09:58 이니 2분 모자란 8시간 산행이다.

 

 

                           ▽  무룡산과 남덕유 서봉의 그림이 자꾸만  ..........      

                            ▽  향적봉 가는길도   ..........     

                           ▽  동엽령가는길 좌측 계곡방향  ..........      

                           ▽  무룡산이 부르고  ..........      

                            ▽  동엽령가는길 안성방면  ..........     

                            ▽  동엽령 가는길에  ..........     

                           ▽  백암봉이 지척에  ..........      

                           ▽  대간길도 지척에  ..........      

                            ▽  동엽령에 도착하고  ..........     

                           ▽  동엽령 이정목  ..........      

                            ▽  산죽밭도 지나고  ..........     

 

향적봉을 거쳐 삼공리까지 2시나 되어야 산행이 마무리 될것 같다.

아직도 갈길은 멀고 다리는 지겹도록 힘이든다.

그렇다고 포기는 못한다.

 

 

백암봉은 오르막이고 백두대간과 향적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로 송계삼거리로 불리는 곳이다.

우측으로 뻗은 대간길과 눈앞에 보이는 백암봉의 오르막에서 힘에겨워 올라오니

덕유평전과 중봉이 눈앞에 펼쳐지고 철쭉 군락들이 눈에 많이 띄고 초원처럼

넓직한 평원이 지리산의 세석평전처럼 좋다.

대간길을 다니는 사람들은 여기에서 우측으로 많이들

지나갔으리라는 생각에 두근거린다.

 

                           ▽  백암봉가는길 쉬며 서봉이 부르기에  ..........      

                            ▽  서봉 이정목  ..........     

                           ▽  백암봉에서본 덕유줄기들 서봉까지  ..........      

                            ▽  덕유평전은 봄이면 철쭉으로  ..........     

                            ▽  중봉이 어서오라 손짓하고  ..........     

                            ▽  중봉가는길   ..........     

 

백암봉에서 바라본 중봉과 덕유평전은 설악의 중청에서 바라본 대청의

모습과 비슷한 느낌이다.

덕유평전을 지나 중봉밑에 이르니 걱정이 앞선다.

어찌 올라가나 ?

있는 힘은 다 빠지고 이제는 악으로 올라야 되는데 9시간 산행이면 무지 힘들고 배낭무게에 허리도

아프고 무릅도 여태까지 잘도 버텨주었는데 아프기 시작한다.

그래도 가야된다는 생각은 왜 드는거야?

속도는 점점 더 느려지고 입에서는 단내가 펄펄 나기 시작한다.

 

중봉에 오르니 향적봉이 가까워 보이지만 지금에는 20분 이상이 걸리겠다.

조망은 너무 좋고 바람도 여태 세차게 불고 물병이 꽁꽁 얼어서 터지지 않을까 걱정을 해본다.

여기에 와서 별걱정을 다한다는 생각이 든다.

 

중봉에서 보는 뒤쪽의 서봉쪽은 여태까지 걸어온 길이고 향적봉쪽은 정상에 사람이 많다.

스키장에서 리프트를 타고 오르는 사람과 백련사쪽에서 오르는 사람들로 바글바글

힘이드니 뒷사람들에게도 추월을 당하는데 자존심도 상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아 그냥 처지고 만다.

향적대피소를 지나 향적봉을 오르는 길은 나무계단으로 힘에 부치고

사람도 단체로 있어 오르기도 쉽지가 않아 자꾸만 난간을 잡고 쉬면서 오르니

힘겹게 향적봉 정상에 도착했다.

11시 40분 걸린시간은 9시간 40분이 걸렸다.

 

 

                            ▽  힘겨운 중봉 오름  ..........     

                            ▽  서봉까지 한눈에  ..........     

                           ▽  향적봉이 가까워지고  ..........      

                           ▽  철탑 밑에서본 향적봉  ..........      

                           ▽  이번엔 반야봉이 부르고  ..........      

                           ▽  향적봉에서 바라본 리프트 타는 곳  ..........      

                            ▽  ..........     

                             ▽  하늘이 퍼래서 ..........     

                                        ▽  ..........      

 

향적봉 너머엔 뭐가 있나 궁금했는데 무주 스키장이 보이고 두문산이 보이고

동쪽 멀리는 가야산이 남덕유뒤로는 지리산이 까마득히 멀리 보인다.

이제는 내려갈 일도 걱정이다.

풀리지는 않았지만 말을 듣지 않는 다리로 미끄러운길을 내려가려니 ....

아이젠은 달기 싫고 그냥 머리 나쁘면 고생이라고

그냥 터덜터덜 내려가니 올라오는 사람이 너무 많아

안전한 곳을 밟아야 좋은데 사람이 많으니 제대로 되질 않는다.

향적봉에서의 내리막은 급경사로 백련사까지는 1시간 20분이 걸렸으나

보통 1시간이면 내려오겠더라.

 

                            ▽  향적 대피소 ..........      

 

 

 

이윽고 백련사에 도착하니 향적봉에서 백련사까지 3km라고 했으나

오늘은 10km정도 되는것 같고백련사에서 삼공리 매표소까지는

6km 계곡길을 무주 구천동이라 하는데 무슨 담이 그리도 많기도 많은지 ...

조그만 가면 된다고 열심히 힘을 내서 걸어오지만 멀기가 10km이상으로 느껴지는게 산

행으로 오늘처럼 힘들긴 생애 처음인것 같더라.

 

                            ▽  백련사 ..........       

 

 

 

좋은 계곡도 눈에 안 들어오고 빨리 매표소나 나왔으면 좋겠는 것이 입안이 까칠하고

입술도 튼 느낌이고 향적봉쪽은 다른 봉우리들에 가려서 보이지도 않고

여기서 느끼는 덕유산은 크고 웅장함이 저절로 느껴지고

시간은 벌써 13시 30분 거리는 3km나 남았으니 2시면 종을 치기는 칠려는지 ......

 

길은 평지지만 얼음으로 덮여있는 곳이 많고 넘어지기도 하고 하면서 오다보니 그래도 끝은 있더라.

삼공리 매표소까지의 전나무 가로수길이 조금 특이하게 잘 정리되었고

입구쪽은 주차장까지 약간은 썰렁한 분위기가 보이고 스키장입구는 멀리 떨어져있어

매표소 입구가 한가해 보인다.

 

                            ▽  삼공리 날머리 입구 ..........       

 

 

산악회에서 예약해놓은 식당에서 먼저온 산꾼들이 5명 정도 보이고

나도 그중에 빨리 온 편인가보다.

밥을 먹으면서 막걸리 한잔이 꿀처럼 달았고 중간에 힘들어서 뿔뿔이 흩어져서 다녔지만

내 뒤에 들오온 사람도 많이있고 동엽령에서 안성쪽으로 하산 해버린 사람도 많고

향적봉에서 리프트를 타고 하산한 사람도 있다.

 

 

막걸리 한잔에 얼큰해 덕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오늘 코스가 지리산 종주코스 보다 더 오르내리막이 심하여 힘들다고 하고

12시간이면 빠른 편이라고 하면서 서로를 위로한다.

말로만 듣던 덕유산 종주를 했다는 생각에 힘든 생각도 잊어버리고

뿌듯한 마음이 가슴에 꽉 차오름에 기분은 너무 좋다.

 

 

이 맛에 산행을 하고 산행 시 느끼는 맛은 표현하지 못하는 맛 일거라고 생각이 든다.

거부할 수 없이 중독되고 빠져든다.

 

 

무릅과 허리는 말 할 수없이 아프고 저리지만 혼자서 한번 더 오고 싶은 이유는 무었일까?

버스에 오르며 생각이 든다.

 

 

덕유산 육십령~향적봉~삼공리 구간 종주는 힘들고 지치는 것을 즐기는 산행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즐기지 않으면 중간에 포기가 많아지는 그런 산행이다.

 

 

산꾼들 끼리는 서로를 오르는 사람에게 먼저 양보하는 미덕이 있었는데 조금은 퇴색되어 보이고

산에 온 사람들이 가끔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눈에 띄는데 많이 없어지기도 했지만 보기는 싫었고

몸은 더웠지만 얼굴은 몹시도 시러운 억세게 바람이 많이 부는 산행이었으며

대간 길을 걷는다는 느낌이 가슴에 꽉 차오른 산행이었다.

잠을 못잔 대가를 톡톡히 치른 산행이었고

알지도 못하면서 얕잡아보는 실수를 하지말자는 가르침을 받은 산행이었고

적당한 먹을거리 적당한 장비를 항상 챙겨서 다닐 것을 다시 느낀 산행이었고

체력은 나의 것 의지도 나의 것에 대한 톡톡한 실험실이었다.

언제부터 그리던 덕유종주를 마치고 .......

앞으로 2~3일은 더 허리가 아플 것 같다.

 

 

 

2006년 1월 24일 옮김 (2008년 12월 13일 블러그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