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성삼재 - 여원재 구간 행
- 산행거리 : 성삼재 - 종석대 -성삼재( 약 3.5 km) 성삼재 - 여원재 ( 20.6 km)
- 산행시간 : 9시간 10분 (성삼재 - 종석대 -성삼재 알바 - 1시간 15분 포함 )
- 전체일정 5월 20일(토) ~ 5월 21일 (일) : 무박 2일
- 용산 기차역 출발 (22:50) - 구례구 기차역 도착 (03:25)
- 구례구 기차역 시내버스 출발 (03:35) - 구례 시외버스터미널 도착 (03:50)
- 구례 시외버스터미널 출발 (04:25) - 성삼재 도착 (04:56)
- 산행시작 성삼재 (21일 05:00) ~ 산행 마무리 여원재 (21일 14:10)
- 여원재 출발 시내버스 (14:25) - 남원 고속버스터미널 근처 도착 (14:45)
- 남원에서 서울 출발 (15:40) -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도착 (19:10)
- 집 도착 (20:25)
- 세부 산행일정 5월 20일(토) ~ 5월 21일 (일)
- 성삼재 출발 (05:00) - 코재 (05:20) - 종석대 (05:36) - 성삼재 (06:00)
- 1시간 알바
- 고리봉 들머리 (06:15) - 고리봉 (06:45) - 묘봉치 (07:25) - 만복대 (08:10)
- 정령치 (09:06)-고리봉 (09:33)-고기리 날머리 (10:46)-노치부락입구 (11:01)
- 가재마을 노치샘(11:13)-수정봉 (12:11)-입망치 임도(12:49)
-주지사 임도 (13:39) - 여원재 (14:08)
- 산행 날씨
- 5/20 ~ 5/21 맑고 여름처럼 햇볕이 따가운 무더운 날씨
- 05:00 ~ 08:10 만복대까지는 아침시간으로 시야도 넓어서 조망이 좋았으며
이후로는 햇볕이 따가워 여름 날씨처럼 무덥고 조망도 멀리 지리의 마루와
봉우리들이 히미하게 보일정도였고 수정봉 오름에서부터는 땀이 많이 났음
수정봉 오름에서부터 여원재까지는 송화가루가 많이 날렸고 커다란 소나무와
잡목들로 마루길이 조금 답답하다는 느낌이들 정도임.
- 교통비 및 경비
- 서울에서 구례구기차(20,400)-구례구역에서 시외버스터미널까지 버스 (850)
- 시외버스터미널에서성삼재까지(3,200)-여원제에서남원고속버스터미널 (1,400)
- 남원에서 우등고속 강남고속터미널 (19,100) - 기타 서울 지하철 2회 (2,000)
--------------------------------------------- (합계 - 46,950)
- 오이 4개, 양갱 3개 (3,400) - 치즈빵 2개 (3,000) - 공원입장료 (1,600)
- 밥 한 그릇(비닐에 포장) - 김치(150g정도) - 식수(1.8ml + 500ml +500ml)
- 사과(1개) - 구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해장국 (5,000)
- 남원에서 점심 겸 저녁 추어탕에 소주 (9,000)
--------------------------------------------- (합계 - 22,000)
- 남은 먹거리 (오이 3개, 양갱 2개, 치즈빵 1개, 밥 한 그릇, 김치)
(총 경비 합계 - 68,950원 소요)
저번 주의 아픈 무릎 때문에 종석대를 놓치고 내려옴이 일주일내내 개운치를 않다.
입산금지 구역이라 마루금에서 조금 떨어진 길은 대간길이 아니냐는 의문도 있고 누가 무어라 할 사람도 없지만 마음이 허락을 않는 것을 낸들 어찌 할 수가 없다.
이번에는 입산금지 때문에 새벽같이 마무리를하겠다는 생각으로 기차에 몸을싣는다.
기차체질은 아닌지 상당히 불편하고 잠도 오지 않는다.
이거 무슨 대간 병이란 것인지 오기 며칠 전부터 선잠을 많이 들었는데 기차에서도 못자겠다.
무리를 했던 결과로 무릎이 개운치를 않아 산행에 무리하지 말고 조심하겠다는
다짐을 속으로 하면서도 기차에서의 비몽사몽이 피곤하게 만든다.
03:25분 구례구역에 내리면 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야되나 하고 걱정을 했었는데
새벽인데도 기차시간에 맞추어 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는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03:50 터미널에서도 타고왔던 버스가 성삼재까지 간다하며 04:20 성삼재 출발하니 배낭은 그 자리에 놓고 식사들하고 다시 타라한다.
저번 주에 서울 가기 전 먹었던 다원기사식당에서 해장국으로 배를 든든히 하고
차에 오르니 화엄사를 들러서 성삼재에 도착한다.
05:00 성삼재 들머리
차에서 내리니 아침기온이 쌀쌀하지만 시원한 공기에 정신까지 맑아 좋다.
아침기운에 어둠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새벽인데도 매표소에서는 입장료를 받는다.
부지런함인지 책임의식인지 .....
넓고 잘 닦인 산길을 오르니 벌써 종석대를 오르는 코재가 나온다.
코재에서 바라본 화엄사 계곡
종석대에서 본 차일봉쪽 마루들 (왼쪽 계곡이 화엄사계곡)
05:36 종석대
코재 바로 밑에 공원관리 하는듯한 차량이 한 대가 서있다.
순간 섬짓했지만 차에 아무도 안보여 울타리를 넘어버린다.
코재에서 종석대 오름은 발길이 적어서 잡풀들이 많이 올라와있고
새벽녘의 산새소리가 멋드러 진다.
괜시리 쫓기듯이 올라가니 마음이 바쁘고 발걸음은 허둥대다 차일봉 갈림길에서
종석대길을 놓치고 내려가다 보니 종석대가 위에서 보고 있다.
2~3분 내려가다 이거는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다시 오르니 갈림길이 나온다.
쫓기듯한 산행에 순간적으로 놓쳤다.
종석대에서의 조망은 차일봉능선과 형제봉 능선이 시원하게 뻗어있어 좋아 보이고 시암재를 올라오는 찻길도 구불구불 거리고 노고단의 포근함이 편안해 보이고
화엄사계곡의 깊은 골이 좋다.
종석대의 시원함을 뒤로하고 시암재로 뻗어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 성삼재 매표소쪽으로 방향을 틀어가는데 난데없이 가까운 곳에서 꾸억 꾸억 하는 곰의 울부짖는 소리가 난다.
새벽부터 왠 갑자기 곰소리인가 생각하다가
또 몇 번 들려오는 소리와 산죽 헤집고 급하게 다가오는 소리들 .....
이거는 뭔가 잘못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갑자기 겁이 난다.
왼쪽길은 상당히 급경사지역이고 잡목으로 들어가면 큰일 나고 뒤 돌아서 다시 오르기는 힘에 부치고 매표소 쪽을 향해서 마구 달려본다.
아주 가까이에서 곰소리는 계속 나고 이것저것 잴 겨를이 없다.
긴 시간을 마구 달렸던 것 같아 소리에 귀기우리니 이제 아무소리도 안들린다.
이러다 갑자기 앞이나 뒤에서 튀어나오면 어쩌나 싶어 바짝 긴장하지만 대책이없다.
다시 발소리를 죽이며 천천히 내려가 본다.
또 다시 마구 내려온다.
조금 더 가니 사람 발자국이 닿았던 길인듯한 곳을 따라 조심조심 내려간다.
이제 곰의 포효 소리도 안들리고 길도 찾았으니 조금 안심이 된다.
온몸의 털이란 털이 바짝 서는 순간이었다.
막상 탁 부딪치면 어찌했을지 도무지 머릿속이 빈것같은 순간이었다.
조금 내려가니 시멘트길이 나온다.
다 왔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매표소 옆이다.
이거 뭐 피하려다 호랑이 입속으로 드는 기분이다.
다시 잡목을 헤치고 오른다.
조금 더 가니 휴게소 뒤편이 나온다.
철망에 기대어 내려서니 이제야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물도 먹고 싶고 쉬고 싶다.
그녀석이 쫓아오려면 얼마든지 잡을수 있었겠지만 쫓아내려고만 했다는 생각이든다.
산상에서 곰이나 멧돼지를 마주쳤을 때는 어찌할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 그렇게 그 길을 고집했는지 후회도 한다.
그래도 마음의 빚은 없어졌다는 우습지만 시원함은 한켠에 자리를 잡는다.
그러다 사람 잡겠다.
06:15 고리봉 들머리
잠시 한숨을 돌리고 고리봉 들머리에 들어서니 군데군데 선답자님들의 리본이
붙어있다.
길은 잘 닦여있어 별 어려움이 없다.
06:45 고리봉
고리봉에 오르는 중간중간 뒤를 돌아보면 노고단과 종석대의 모습이 우람하게
와 닿는다.
종석대에서의 간 떨림은 다시는 가고 싶지 않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모습은 제일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고리봉 가는길의 새소리 ....
너무 맑아 한참을 녹음을 하지만 집에서 듣는 맛은 이런 맑음이 아니다.
고리봉에 서니 시원한 바람과 확 트인 시야 ~ 반야봉,
지리의 마루들이 보이고 ....
가야 할 만복대가 부른다.
내려가야 할 길이 좌우측에 있다.
어디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길이 좋아보이는 우측길로 해서 내려오니 맞는것 같다.
지나온 종석대, 성삼재, 고리봉 오르는 마루
07:25 묘봉치
고리봉을 내려와 가는 길은 산죽들이 키를 넘는다.
오늘은 천천히 여유롭게 산행을 하리라고 다짐을 하고 나왔건만 종석대에서
뛰어내리다보니 무리가 있어 무릎이 조금씩 아프다.
곰 탓할 수도 없고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가다보니 생긴 불가피함으로 치부한다.
그래도 무릎은 아프다.
묘봉치에 이르니 헬기장이 있고 오목하게 들어간 곳이 편하게 생겼다.
묘봉치 가는길 산죽터널
돗아나는 새순 (만복대 오름 길에서)
08:10 만복대
만복대에 오르기전 밧줄로 탐방로를 만들어 놓은길이 특이하고 잘 정비가 되어있다.
만복대의 조망은 좌측 다름재쪽 마루의 철쭉이 눈에 들어오고 지나온 마루가 한눈에 잘 보이고 지리의 주 마루들과 반야봉쪽은 까스가 차서 희미하게나마 보이고
어디인지 구분이 모르겠고 바람이 많아 시원하고 땀이 잘 마른다.
만복대에서 간단하게 요기하고 정령치를 향한다.
지나온 마루금 (만복대에서)
만복대
09:06 정령치
무릎이 아플때 마다 곰 생각이 난다.
그래 오늘은 사치재가 아니라 여원재까지만 가자라며 다짐을 몇 번씩이나 하지만 마음은 급하다.
저 발밑에 정령치가 보이고 차량소리도 나고 시끄럽다.
야호소리 누구를 부르는 소리 ....
조용히 하고다니면 어디 벙어리가 되나싶고
새들의 산란기라 하던데 알 다 떨어지겠다.
정령치 근처 산불감시탑 근처에 이르니 산악회 일행들이 많이도 올라온다.
시끌벅적 떠드는 소리 무전기소리 .....
지금까지 새소리 바람소리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내 발자국소리 숨소리만 듣다가 소음이다.
왜 굳이 무리지어 다니는지 ....
호랭이라도 나오는지 ? 아니 곰은 나타나겠다.
마루길이 좁아 서로 비껴가기가 비좁다.
한참을 기다리는데 저쪽에서는 멈춰주지를 않는다.
슬며시 무언가가 치밀어 오르나 참아본다.
정령치에 도착하니 관광버스들이 바래봉을 가기위해 많이 와서 대기 중이다.
고리봉 가는 길이 복잡하겠다싶지만 조그만 가면 되니 무릎핑계삼아 쉬어본다.
콧속으로 스며드는 공기가 시원하니 좋다.
이런 달콤한 맛이 자주 산에 오게 만드나 보다.
20년 전쯤 장마철이던 여름날 후배를 꼬드껴 고리봉-정령치-노고단-천왕을 탄다고 배낭에 잔뜩 지고 오다 정령치까지 장마비를 쫄딱맞고 얼마나 춥던지 산불초소에서 소세지 구워먹고 남원까지 화물차를 히치하여 돌아갔던 생각이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다.
끝을 보지는 못했지만 참으로 즐거웠던 기억이라 생각한다.
무릎에 맨소레담을 바르고 고리봉을 향한다.
처음에는 고리봉이 2개라 조금 헛갈린다.
바래봉이 가까워서인지 철쭉들이 조금씩 보이고 철쭉이 절정기라는데 바래봉도
가고싶지만 내년을 기약하며 대간길에 충실하지 싶다.
09:33 또 고리봉
오르는 길은 삼각산이나 도봉산에 비해 많지는 않지만 사람들로 인해 시끄럽다.
전라도 말씨, 경상도 말씨, 서울 말씨 ....
철쭉을 보기위해 많이도 간다.
고리봉에 오르니 좌측으로 대간길이 우측으로 바래봉 길이 뚜렷하다.
사진을 부탁하고 좌측 대간길로 접어든다.
고리봉에서 15분 정도는 꽤나 급경사가 이어진다.
또 고리봉에서 바래봉으로 가는길 (맨뒤가 바래봉)
또 고리봉에서 부탁하여 폼잡아 본다.
이제 여기만 벗어나면 지리산 자락은 점점 멀어지는구나라는 생각에 아쉬움은 들지만 새로운 마루가 기다린다는 생각에 걸음을 옮긴다.
조금 내려가자니 대간을 걷는 일행을 만나지만 별말없이 비껴간다.
금방 내려갈것 같은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지도에 묘지가 있다하는데 하나는 지났으나 한참을 내려와도 보이지를 않는다.
10:46 고기리 날머리
한참을 내려오다 장기가 놀라 푸드득하고 날아오른다.
곰에 한번 놀랬던터라 깜짝놀라서 보니 장기다.
나는 모습이 힘차 보인다.
다람쥐도 간혹 보이고 산비둘기도 쌍으로 보이고 ....
나 때문에 놀래지나 않았으면 싶다.
많이 내려왔나 보다 밑에서 포크레인 소리도 들리고 한다.
무릎이 아프니까 내림에서도 지루하다.
.
.
.
고기리 내림길의 낙엽송들
계곡물소리와 함께 날머리가 보인다.
반갑다.
여기에 선답자들의 표시기가 많이 달려 휘날린다.
마을 분들이 그늘진 편상에 앉아 더위를 쉬고 계시나보다.
도로를 따라 주촌리로 향하니 한창 모내기가 바쁜철이라 모내기하는
정겨운 풍경이 눈에 들어오고
멀리 수정봉 줄기가 보이고 지리의 자락은 히뿌였게 보여 간다.
대간의 길들은 참으로 자유롭다.
혼자만의 길은 그 자유로움에 빠지기도 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도 한다.
그 길을 밟는 다는 것도 자신을 책임져야 만하는 자유로움이 아닐까 한다.
바쁜 농촌의 들녘이 한가하게만 보인다.
마음의 고향 (고촌마을을 지나면서)
고향.... 지금은 농번기 중 (아낙네의 모심기)
11:01 노치부락 갈림길
나만의 한가함을 즐기며 어느덧 주촌리 입구인 노치부락 갈림길에 도착한다.
마을 안내석의 화살표 방향대로 우측으로 진입하여 들어가니 바쁜 농번기철에 선
거용 차량에서 시끄러운 확성기소리가 온 마을을 휘감는다.
귀가 따갑다.
그 앞을 지나노라니 일부러 들으라는 소리인지 “대간타는 사람들이 이 마을을
들러서 가지만 음료수 한 병 사주지 않고 가고 있습니다. 그 부분도 이 마을을
위해 고쳐가도록 노력 할 것입니다.”
라고 떠들어 댄다.
속이 불편하다.
그런 일에 신경 쓰지 말고 선거운동 하는 열성으로 정치를 했으면 하는 국민들의 바람이 아닐까 ?
조금 더 들어가니 노치샘이 나온다.
물 맛좋고 쓸데없는 소리 들었던 귀 씻어내고 상한 속 씻어내고 ...
마음껏 마셔본다.
노치샘 (대간꾼들의 목을 얼마나 적셔 주었을지 ....)
마을 뒤 소나무
12:11 수정봉
마을 뒷산 마을을 지키는 듯한 멋진 소나무들이 있고 마을에서 제사를 지내는
곳인가 보다.
그 뒷길로 대간표시기들이 매달려있다.
소나무 그늘에 앉아 쉬어본다.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와 나그네의 땀을 씻어준다.
수많은 나그네의 땀을 씻어 주었을 멋진 소나무 그늘에 누워 잠이라도 청하고
싶지만 아쉬운 발길을 뒤로하고 수정봉을 향하여 오른다.
무릎에 보호대를 하고 부터는 다리가 조금 좋아진 것 같다.
진즉에 할 것을 지고만 다녔으니 머리 좋아지는 성능 좋은 약이라도 먹어야
될까보다.
수정봉 오르는 길은 상당히 가파르고 날씨까지 무더워 입에서 단내가 난다.
지도상으로는 가깝지만 실제 길은 험하고 가파른 길이 많아 시간이 많이 걸린다.
수정봉이다 싶으면 또 넘어야 되고 하기를 몇 번인가.
수정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마루 (소나무가 빽빽하다)
이 길은 빽빽한 소나무들과 잡목들로 시야도 확보가 되질 않아 답답한 느낌이고
황사같은 송화가루가 많이 날려 앞이 누렇게 보여 안경을 자꾸 닦아본다.
수정봉에 도착 한숨을 돌리고 나무사이로 지나온 길을 바라보니 얼마되지않는
거리임에도 힘들었다.
오늘따라 날씨도 덥고 땀도 많이 난다.
수정봉을 지나 입망치 임도를 향하여 한참을 가다 북진하며 쉬고 있는
산님을 만난다.
여기서는 사람보는 일이 반갑다.
같은 길을 가는 나그네끼리의 만남은 반가움인가 보다.
아직은 젊은 님이고 자신을 시험하고자하는 마음에서 시작하였다는
먹을 것을 건네주는데 사양하고 쉬면서 서로 이야기 나누지만 어색함이 없어 좋다.
조금의 시간을 지체한 후 내가 먼저 여원제를 향하여 길을 뜬다.
입망치 임도를 지나 한 봉우리를 오르고 내려오면서 깜짝 놀란다.
마루길에 까치 살모사가 마중 나와있다.
예쁜 빛깔에 조금은 무섭다.
머리를 꼿꼿이 들고 처다봄이 건드리면 물겠다는 몸짓이다.
그래 내가 돌아가고 만다. 이 녀석아 ~
얼마만에 자연 속에서 보는 살모사인가.
어려서 몇 번 보고는 그렇게 산에 다니면서도 못 봤던 살모사이다.
대간 길에서 만난 멋진 거시기 (둘이다 깜짝 놀랬다,)
슬금슬금 꼬리를 감춘다.
암봉을 지나 주지사 들어가는 임도의 그늘에 앉아 쉬는데 바로 밑에서 차소리가
들려온다.
여원재가 바로 밑이다.
고남산을 거쳐 사치재까지 진행하려 하였으나 종석대를 다녀옴으로 서울가는
시간도 촉박하고 곰에 쫓끼느라 무릎도 아파 여원재에서 마무리를 해야 되겠다.
14:08 여원재 날머리 정류장
여원재 날머리를 나오니 도로 위라 덥고 뜨겁다.
다음날 진행해야하는 들머리를 확인하고 정류장에 들어가니 5시에 성삼재를 출발하셨다는 65세 되신 조그만 하지만 단단해 보이시는 산님을 만난다.
전주에 살고 계시고 올해 대간을 마무리 하시겠다는 먹거리를 안가져오셔서
배가고파서 도저히 못 오르겠다고 다음부터는 꼭 준비를 잘하겠다는 말씀을
듣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그래도 일행이 근처에 있어 차가 올때가 되었으니 먼저 버스를 타고 가라고
수요일은 다시 오겠다고 다짐을 하심이 대단해 보이신다.
지도도 없이 다니심에 조선일보사에서 나온 책자를 권해드리고 구간구간 분해해서 가지고 다니시라고 말씀드리고 차에 오른다.
민가 우측의 철조망을 따라서
여원재 날머리
다음구간 고남산쪽 여원재 들머리
버스 건너편이 남원가는 버스타는곳
14:45 남원 고속버스터미널 - 15:40 상경
버스를 내려 터미널까지 가는데 더워서 열기가 많이 올라온다.
터미널로 가는 길이 조금 떨어져있어 도착하니 15:40 차가 있다.
땀내 나는 몸을 간단히 씻고
배가 고파 터미널 앞 남원추어탕 집에서 식사를 한다.
혼자이지만 마음의 친구와 추어탕에 소주한잔을 하는 시간은 기분이 너무 좋다.
차에 오르면 잠도 잘 오겠다.
차에 오르니 옆의 젊은 님이 대간을 하시냐고 말을 걸어온다.
어디서나 산 이야기라면 즐거움이다.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 님도 이화령까지 올라갔다고 집은 매요리 옆 가산리라 한다.
반가웠다.
홀대모 이야기를 해주고 한번 들르면 좋은 정보들이 있다고 이야기도 한다.
홀로 대간을 다니는 사람들끼리 정보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힘이 되는지 알겠더라.
서울에 도착하여 그님은 금호동이라 하며 가고 나는 집으로 향한다.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대간 산행에 대한 정리
- 이번 대간 산행은 성삼재에서 종석대를 거치기로 작정을 하고 떠났던 고로
입산금지를 무시하고 울타리를 넘어 진행하는 욕심을 부려 보았고
자연을 지키고자하는 한사람으로써 조금의 부끄러움과 미안함이 있어 지키고자
생각을 한다.
곰에게 쫓기는 수난을 당했고 철쭉꽃이 활짝 피어 지나는 이를 반겨주었으며
고리봉을 지나자 아침이면서도 따가운 햇살이 비추었고 고촌마을 까지는
어려움이 없는 길이었다.
좋은 날씨이지만 더워서 땀도 많이 흐르고 무릎이 아파서 조금은 괴로운 대간
길이었으며 수정봉 구간은 빽빽한 소나무들과 잡목으로 조망이 어려웠고
황사가 날리듯 송화가루가 많이 날려 안경을 자주 닦아줘야 되었다,
대간 길에서 까치살모사와의 귀한 만남은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었고
여원재에서의 65세 된 산님과의 만남, 상경 중 젊은 산님과의 만남들은
항상 새로운 만남을 이어주는 삶의 활력소가 되는 듯하다.
대간과의 만남은 새로움을 만나게 하고 귀한 경험을 몇 번이나 보여주며
낯선 누구도 서로 보듬고 친구가 될 수 있는 힘이 있나보다.
- 아쉬움은 산님들의 산행 시 야호소리와 큰소리로 떠드는 소리는 자연 속에 터를
닦고 살아가는 모든 동식물들에게 부담을 주는 행위이므로 주의를 했으면 한다고
많이 계몽을 하지만 못 보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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