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간 9정맥]/백두대간(終)

행복에 겨웠던 아들과의 육십령-삿갓골재 구간(6차 5구간)

산냄시 2006. 8. 29. 16:23

행복에 겨웠던 아들과의 육십령-삿갓골재 구간(6차 5구간)


 

 

- 산행거리 : 총 15.93 Km     육십령 - 삿갓골재 ( 12.53 km) 

                              접속구간 ( 3.4 km)

- 산행시간 : 총 9시간 40분   육십령 - 삿갓골재 ( 8시간 30분) 

                              접속구간 (1시간 10분)


 - 산행거리 누계 : 총 154.11 Km    구간거리누계 ( 138.48 km) 

                                      접속거리누계 ( 15.63 km)

 - 산행시간 누계 : 총 66시간 30분  구간시간누계 (59시간 40분)

                                      접속시간누계 (6시간 50분)

 - 산행경비 누계 : 총 \ 498,220   구간산행경비 (\ 102,900)

                                     산행경비누계 (\ 395.320)


- 전체일정 2006년 7월 22일(토) ~ 7월 23일 (일) : 무박 2일

   -동서울터미널 출발(21:00) -서상터미널 도착(23:55) -육십령 택시도착 (24:15)

   -육십령 출발 산행시작(12:30) -삿갓골재 도착(08:30) -휴식 (09:00)

   -황점 도착 (10:10) -황점 출발(10:35) -거창 도착 (11:25) -거창터미널 (11:35)

   - 점심(11:45~12:15) -거창에서 서울출발(12:50) -서울남부터미널 도착 (16:20)

   - 집 도착 (17:30)


- 세부 산행일정 7월 23일 (일요일)

   -육십령 출발(00:30)-할미봉(01:45)-교육원삼거리 03:00)-별빛쏟아지는 전망대

   - 서봉 도착 일출보고 (05:04~05:37) - 남덕유 지나 - 월성재 (06:53)

   - 삿갓골재 대피소 (08:30~09:00) - 황점 매표소 (10:10)


- 산행 날씨

   - 7/23 일요일 육십령은 쌀쌀하고 바람이 많았고 비가온다 하였으나 하늘은

     별빛이 빛나고 있어 산행하기에는 그만인 날씨로 할미봉과 교육원삼거리지나

     전망대에서의 별빛은 아들이 너무 좋아했으며 서봉을 오르며 바라다 보이는

     장계쪽의 가득 들어찬 구름바다와 서봉에서의 일출 은 환상적이었다고 좋아

     했고 기온은 쌀랑했으며 전반적으로 산행하기좋은 약간은 흐린날씨.

                

- 교통비 및 경비

   - 서울에서 서상 (15,200+12,200) - 서상에서 육십령까지 택시 (6,000)

   - 서울 지하철2회(2,200+2,200) -고속도하행휴게소국수(4,000) -자두 (3,000)

   - 양갱 6개 (2,000) -껌 (500) -음료 (800+1,500) -빵 10개(1,000)

   - 오이 8개 (2,500) - 밥 4 그릇(비닐에 포장) - 김치(200g정도)

   - 식수(600ml+600ml+600ml+2000ml+2000ml)

   - 황점에서거창(2,700+2,000) -거창에서서울(17,100+13,700) -캔맥주 (2,000)

   - 거창에서 점심 2 + 소주 (10,500) - 상행휴게소 아이스크림 (1,800)

 -----------------------------------------(합계 - 102,900)

 

  -남은먹거리(양갱4개+음료1병+빵7개+오이4개+밥3그릇+김치150g+식수 4000ml)


 


기나긴 장마로 한 달을 넘게 허비하며 도상 완주를 수없이 반복하고 하기를

몇 번인지 .....

일요일 오후부터 태풍과 장마전선의 북상으로 비가 온다는 뉴스가 있었고

얼마 전 내린 비로 수해지구의 수재민들을 생각하면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으나 들어도 단단히 들어버린 병 때문이란 위안으로 ......

아들과의 대간 길을 간다는 설레임을 위안으로 ......

보따리를 싸고 말았다.


올 겨울 구정 1주일 전에 안내산악회를 따라 육십령 ~ 삼공리 구간을 12시간에

걸쳐서 종주를 하였기에낯설지 않는 구간이고 그때 너무 힘들었던 기억에

이번 구간은 힘이 들거라 생각을 하며 준비를 한다.


아빠 !

왜 이번에는 기차타고 안가요?

소백산 갈 때처럼 기차타고 싶었는데 ~

아들의 물음에 지도를 펴놓고 설명을 해주지만 아쉬움이 든다.


23:55 서상 시외버스터미널

버스에서 아들과 이야기하며 잠자며 예정시간보다 서상에 빨리 도착한다.

식사라도 하였으면 좋을텐데 먹을 곳도 없다.

황점으로 간다는 산님과 같이 서샹에 내려 서로 합승을 하여 육십령에 먼저 내린다.

늦은 시간이라 서상에서 택시도 한 대밖에 없다.


00:30 육십령 들머리

택시에서 내려 밝은 불빛인 가로등 아래에서 아들과 산행준비를 한다.

처음으로 사본 지팡이인 스틱도 조절하여 아들하나 나하나 ....

아들에게 스패츠도 신겨주고 긴팔 옷도 입으라 하고

물도 배낭 옆구리에 차고 ........

처음사준 배낭도 손봐주고 등산화도 손봐주고 ........

이런 모습이 좋다.


며칠 전부터 아들이 잠도 안자고 빼재까지 잘 갈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지만

중간에 탈출로는 많다는

생각에 들머리에 들어서니 한달만에 맡아보는 대간의 바람에

싸늘함과 시원함이좋다.


                        육십령 들머리

 

앞서서 거미줄을 걷어주며 가지만 벌레들이 불빛에 자꾸만 덥벼듬이 귀찮다.

아들은 껌껌한 산길을 헤드렌턴에 의지해서 걸어감이 불편한지 자꾸만 머리를

만지며 벗었다 썼다 한다.

할미봉 가는길의 위험구간을 몇 군데 지나고 오름에서 하늘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서 하늘을 보니 별들이 쏟아질듯이 하늘가득하다.

둘이서 별자리를 찾는다고 한참을 쳐다보다 할미봉을 오른다.

 

01:45 할미봉

할미봉을 오르며 힘겹고 졸리운지 자꾸만 천천히 가자고 ....

아빠 졸리다.

아빠 힘들다.

지금 어찌 하겠니 참고 가보자 오늘 갈 길이 멀다.

할미봉을 오르자 앞뒤는 보이지 않고 하늘만이 열려있다.

아들은 별을 보다 정신이 났는지 할미봉 내림의 위험구간을 지나

교육원삼거리까지의 평탄한 길을 잘도 따라온다.

 

 

 

몇 발자국만 뒤쳐져도 아빠 같이 가 ....     

아빠 어디 있어 ........

거의 혼자만의 산행을 하다가 오늘은 자꾸만 조잘거리듯이 들려오는

그런 아들의 목소리가 좋은 것이 나도 보통의 팔불출일거라고 생각해본다.


03:00 교육원 삼거리

교육원삼거리까지의 평탄함을 지나 오름길에서 아빠 쉬다가자 .......

아빠 쉬야 마렵다 .....   

급한 오름을 오르며 아들이 많이 졸리나 보다.

하기야 어른들도 졸릴 시간인데 .....

내가 너무 무리하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든다.

 

 

 

전망대로 보이는 곳에서 시원한 바람에 한참을 쉬어본다.


이제는 나도 배가 고프고 먹고 올라야 되겠기에 아들과 밥도 먹고

간식도 먹지만 아들은 조금 밖에 먹지를 못한다.

많이 힘이 드는지 밥맛도 없다고 한다.

식사가 끝나고 다시 오름을 계속한다.


05:05~05:37 서봉(장수덕유)

서봉의 오름길은 우측으로 새벽기운을 타고 아스라이 보이는 남덕유의

높다란 봉우리가 압도한다.

바로 앞에서 보이는 서봉은 올라도 올라도 끝이없다고 아들이 불만이 많다.

졸리움과 2년만의 장기산행으로 힘듦이 클거라고 보이지만 그래도 가야만

함을 알기에 투덜거리지만 대견하다.

저 멀리 할미봉쪽의 어둠속에서 렌턴 불빛이 깜박임이 보인다.

누군가 오는가 보다.

 

 

       서봉에서 바라본 새벽녘의 지나온 대간길 (멀리 지리산도 보인다.)

 

서봉을 오르며 밑으로 봉우리들만 바라다 보이는 운해에 탄성을 발한다.

아빠 !

밑을 봐 보세요 ~

이렇게 멋있어요 ?

그래 아빠는 새벽산행을 가끔하기 때문에 자주 보는데 좋지 ?

아들이 이제 잠이 깨는 모양이다.

아들에게 서봉에 오르면 일출을 볼 수가 있겠다고 말을 하니 힘이 나는지

열심히 오른다.

서봉 조금 못미쳐 참샘으로 가는 이정표 밑에 텐트한동이 있다.

서봉에서 바라보는 동녘하늘은 벌써 벌겋게 물들어 있고 반대편은 구름바다로

선계에 올라온듯하며 남쪽으로는 지리산과 대간의 마루들이

운해위로 솟아오름이 말로는 표현이 불가하다.

아들도 너무 좋아서 난리다.

하긴 이런 광경을 보기란 여간 힘듦이 아니다.

 

이쪽저쪽을 보며 방향도 가르쳐주고 산 이름들과 어림으로 마을들도 알려주니

좋아한다.

북으로는 향적봉과 일출을 서두르고 있는 동녘하늘과 가야산이 뾰족하게 솟아있고 

남으로는 지리산자락이 보이고 대간의 길들이 군데군데 운해에 막혔지만

불뚝불뚝 솟아보이고

서로는 이름을 알수없는 봉우리들과 멀리 마이산으로 추정되는 산이 보이는

듯하고 ........

 

                   서봉에서 일출








                   서봉에서 아들

                   서봉에서 아들과 함께

바라봄에 가슴이 트이고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대간의 길을 걸음이 수월해지고

내일도 다음날도 또 다음도 대간의 길을 걷는 맛이 들어있으니 병에서 헤어 나올 수는 없음이다.


밑에 텐트에서 자다 일출보러 올라온 산님에게 사진을 부탁하여 담아두고 가야할 길이 멀기에 남덕유를 향하여 길을 재촉한다.

서봉의 철계단을 내려오자 아들이 무릎이 많이 아프다 한다.

서봉을 오르기전 무릎에 보호대를 대주었는데 ....

하긴 장거리 산행에 아이나 어른이나 똑같겠지 싶다.

쉬다 가다를 반복하여 남덕유와 월성재 갈림길에서 아쉬웁지만 좌회를 하고만다.

혼자라면 당연히 남덕유를 다녀옴이 옳지만 지금은 아니다.


06:53 월성치

많은 비가 내린 탓에 마루길 군데군데 보수작업을 하기위한 돌 무더기들을

관리소에서 흰 마대에 담아 떨어뜨려 놓아서 가끔씩 다니기가 불편하다.

아들과 함께하는 산행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진도가 나가지를 않는다.

아프다는 다리 때문에 자꾸만 뒤에 처지고 기다렸다가기를 몇 번인지 .....

 

 


아빠 오늘 어디까지 갈 거예요 하고 자꾸만 묻는다.

힘이 많이 드는가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도 끝까지 갈 거라며 말은 하지만 아무래도 아니지 싶다.

월성재를 지나며 다른 산님이 우리를 앞서간다.

사람보기가 쉽지가 않은데 반갑다.


자주 쉬면서 아들에게 삿갓재 대피소에서 하산하자고 말하니 아이가 반갑나 보다.

빼재까지 가려면 아직도 반도 못 왔는데 아쉬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월성재에서

                   월성재를 지나 서쪽인 마이산쪽 (추정)

 



한참을 걷다 아들에게 물어본다.

아빠는 빼재까지 갈테니 아들은 삿갓골 대피소에서 하산하여 택시타고 빼재까지

올 수 있겠어 ?

아빠가 택시에 전화하여 불러주고 매표소에 전화해서 확인하여 주면 된다고 했지만

아들은 미적이며 그럴 수 있다고 대답은 하면서도 불편한가보다.

삿갓골까지 가는 동안 걱정스러움에 자꾸 물어본다.



08:30~09:00 삿갓골 대피소

삿갓골 대피소에서 택시에 전화를 하다말고 끊어버린다.

내가 단단히 미쳐도 미쳤었나보다 라는 생각에 잠시 헛웃음이 나온다.

아무리 대간길이 중요하지만 아들보다야 .........

아이들에게는 중요함과 덜 중요함을 역설하면서 지금의 나는 무언가 ?

대간은 이 자리에 묵묵히 가만히 있지만 아들에게

위험함이라도 생긴다면 ...............

천추의 한이 될 수도 있을 일이 생길 수도 있는데 ......

다음에 올 때 힘이 많이 들 거라는 아둔한 생각에 헛갈리는 갈등을 했나보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대간이 무었이기에 미친 생각을 했는지 .......

조금 빨리 끝을 보면 어떻고 조금 늦게 끝나면 또 어떻다는 말인가.

아쉬울 것도 후회스러움도 없어야 되는 것이 아닐까한다.

대간은 언제나 이곳에 있으니 갈 때 가고 올 때 오고 .............


아들에게 같이 내려가자고 하니 이제야 얼굴이 밝아지며 웃음이 돈다.

한순간의 아둔함에 아빠로서 아들에게 말 할 수없는 미안함이 든다.

내내 내 자신에게 부끄러운 아빠가 될 뻔했다.


삿갓골대피소를 뒤로하고 내려오는 계단은 급경사로 힘이 든다.

무릎이 아프다는 아들이 아픈 다리로 잘도 내려간다.

조금 내려오니 샘터가 나오고 맑은 물맛도 좋고 아들의 밝은 모습이 더욱 좋다.


샘터를 지나 열심히 쉬엄쉬엄 내려 가다보니 계곡물 소리가 맑게 들린다.

수량도 많을뿐더러 시원한 기운이 느껴지고

한참을 내려 가다보니 빗방울이 떨어진다.

오후부터 일기예보에 비가온다고했고 대피소에서 하늘에 구름이 조금씩 많아졌는데

지금은 계곡이고 빗방울이 떨어진다.

아들에게 계곡에서 비를 만나면 위험하니 빨리 내려가자고 하니 위험함을 느끼는지 열심히 내려온다.


10:10 황점 매표소

계곡이 점점 넓어지며 수량도 많아지고 물소리도 커지고

빗방울은 점점 더 떨어지고 ...

매표소에서 올라오는 한 무리의 산 꾼들이 안내산악회의 안내를 받아

열심히 오른다.

길이 좁아 서로 비껴가기가 좁다.

그 사람들 절대 양보도 안하고 올라온다.

그 사람들 참 ~

황점 매표소에 도착하니 이제야 안심이다.

아들도 커다란 정자나무 밑에서 쉰다.

마침 버스가 들어와서 종점이라고 멈추어 선다.

10:35분 출발하여 거창까지 가는 버스로 약 50분정도 걸린다고 한다.


11:25 거창도착

버스가 출발하여 거창 가는 길에 덕유산의 깊은 계곡에서 내려오는 계곡의

맑은 물이 좋다.

이 좋은 경치도 못보고 아들은 옆에서 꾸벅꾸벅 존다.

황점까지 들어오는 버스는 하루에 10번 가까이 있나보다.


시골길을 달리는 버스, 타고내리는 우리네 농촌을 지키는 분들, 학생들 .........

농촌의 풍경을 봄이 좋다.


거창에 도착하여 버스기사분이 친절하게 일러 준대로 찾아가니

고속버스 터미널이 있고 남서울터미널까지 12:50분 표를 구한 후

아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나는 소주한병을 마신다.

넉넉한 시간에 천천히 아들과 이야기하며 ........


16:20 서울

우등 고속버스에 몸을 싣자 정신을 차려보니 휴게소이고

서울에 도착 집에 오니 17:30분이다.






아들과의 대간 산행에 대한 정리


- 잠시나마 혼자라도 대간 길을 더 가야 되겠다는 욕심을 부리려 함에 어리석은

  생각이 들었고 

- 대간은 항상 그 자리에 있으니 조급하지 말 것.

- 너무 무리한 산행계획을 잡지 말 것.

- 중요함과 조금 덜 중요함을 말만하지 말고 더 생각할 것.

- 아들과의 산행으로 더욱 친해졌음을 느끼고 새로움을 접하게 함은 긍정적임.





2006년 07월 26일 옮김